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어바웃 타임(2013)>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

by 오뜰로뜨 2025. 5. 6.

영화 &lt;어바웃 타임&gt; 포스터
영화 <어바웃 타임> 포스터

 

서론

화려한 특수효과와 스펙터클이 넘쳐나는 영화들 사이에서, 2013년작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조용히, 그러나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세상을 바꾸는 타임머신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사랑과 삶, 그리고 '시간'이라는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다.

'도널 글리슨'과 '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연을 맡은 <어바웃 타임>은 평범한 청년 팀이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남자들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비밀을 듣게 되며 시작된다. 그 능력은 세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더 잘 살아내는 데 쓰인다. 이 영화를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로 기대하고 봤다면, 결과적으로는 자기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어바웃 타임>이 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지, 그만의 독특한 시간여행 해석과 감성적인 이야기, 그리고 보편적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시간여행이 핵심이 아닌 시간여행 영화

많은 시간여행 영화가 과거를 바꾸거나 미래를 바꾸는 데 집중하지만, <어바웃 타임>은 그 설정을 감정을 탐구하는 장치로 사용한다. 주인공 팀은 가족의 비밀인 시간여행 능력을 이용해 첫 만남에서의 실수를 되돌리고, 어색한 데이트를 다시 시도하며 사랑을 쟁취한다.

하지만 영화는 점점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일상의 소중함에 초점을 맞춘다.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하루의 소소함,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모든 것을 '고치려는' 판타지를 허물고, 오히려 관객에게 묻는다.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충만하게 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겠나?" 그렇게 이 영화는 SF라기보다는 '시간'이라는 주제를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따듯한 영화로 다가온다.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서사

이 영화가 단순한 힐링 무비를 넘어서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는 바로 '관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팀과 메리의 사랑은 물론이고, 팀과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가 영화의 큰 축을 이룬다. 아버지 역을 맡은 '빌 나이'의 연기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며, 두 사람이 나누는 농담, 탁구, 무언의 애정이 이별의 순간에 더 큰 감동을 준다.

팀과 메리의 사랑도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영화 속에는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장면은 없다. 대신 서로 바라보는 눈빛, 육아의 혼란, 잠자기 전 나누는 대화 같은 소소한 순간들이 관계를 더욱 진실하게 비춘다. 영화는 삶의 혼란과 상실, 후회도 가감 없이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영국식 유머 속에 담긴 보편적 메시지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어바웃 타임>은 매우 현실적이고 따듯한 정서를 유지한다. 특유의 영국식 유머와 절제된 감정 표현, 조용한 매력이 영화 전반에 배어 있다. '러브 액츄얼리'와 '노팅 힐'로 잘 알려진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조금 더 사색적인 분위기를 선보이며, 관객이 숨을 고르고 여운을 느낄 수 있게 연출한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 매우 단순하고도 강력하다. "나날을 마치 다시 사는 것처럼 살아라."라는 것이다. 이는 시간 여행을 계속하며 팀이 얻은 깨달음이고,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결국 팀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주어진 하루를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다음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어쩌면 소소한 순간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결론

<어바웃 타임>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도, 기발한 시간여행 영화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이다. 인간은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진심 어린 연기, 섬세한 연출, 감성적인 깊이를 가진 이 영화는 감상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또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화려한 흥행 기록이나 영상미로 기억되지는 않겠지만, 그 여운은 전혀 작지 않다. 모두가 찾고 있는 삶의 의미와 연결, 그리고 평온함에 대해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명확한 답을 건넨다. '나날을 두 번째로 사는 것처럼 사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진짜 같은 시간여행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