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대명사 노팅힐은 줄리아 로버츠, 휴 그랜트의 대표작이다. 영국 런던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소심하고 평범한 남자와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나 스콧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영화이다.
'노팅힐' 줄거리
매력적인 외모의 이혼남 윌리엄 대커는 영국 런던의 노팅힐에서 여행 서적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별난 성격의 웨일스 스파이크와 동거 중이다.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윌리엄의 서점으로 유명 여배우 안나 스콧(줄리아 로버츠)이 들어와 여행책을 사 갔고 이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윌리엄은 얼떨떨해했다. 이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몇 분 뒤 윌리엄은 주스를 들고 길모퉁이를 돌다가 우연히 안나와 부딪힌다. 유감스럽게도 안나의 옷이 다 젖고 말았고 마침 근처가 윌리엄의 집이라 안나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안나는 옷을 갈아입은 뒤 알 수 없는 끌림에 윌리엄에게 키스했다. 이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지내던 윌리엄은 며칠 뒤 스파이크한테 자신에게 온 연락이 있었는지 물어본다. 스파이크는 얼마 전 안나라는 미국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고 리츠호텔에서 익명으로 지내고 있으며 윌리엄에게 찾아와달라 했다고 한다. 윌리엄은 긴장을 안고 안나의 방에 방문했으나 상상했던 것과 달리 안나의 방은 기자회견을 위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당황했지만 마침 자신을 기자라고 착각한 매니저에게 '말과 사냥개'라는 잡지사에서 왔다고 거짓말한다. 윌리엄은 안나의 새 영화 헬릭스를 보지 못했기에 안나에게 기자인 척 엉뚱한 질문을 해서 그녀를 웃긴다. 그 이후로도 영화의 모든 배우와 인터뷰한다. 그리고 매니저 몰래 안나와 얘기하게 되고 동생의 생일파티에 초대한다.
얼마 뒤 안나는 생일파티가 열리는 윌리엄의 친구 집으로 찾아간다. 안나는 윌리엄의 친구들과 솔직히 대화하면서 묘한 우정과 행복감을 느낀다. 이 기회로 둘은 더 가까워지고 데이트도 하게 된다. 그러나 안나가 머물던 호텔 방으로 윌리엄과 들어갔을 때 안나의 남자 친구가 방문해 있었다. 안나는 부인했으나 충격을 받은 윌리엄은 그곳을 떠난다. 그 후 몇 달 동안 윌리엄은 가족과 친구들의 위로를 받고 여자를 만나보기도 하며 지내보지만 안나가 잊히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안나는 불시에 윌리엄의 집으로 찾아와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나는 파파라치가 촬영한 사진이 문제가 되어 피할 곳이 필요했다. 결국 이를 계기로 둘은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날 처음으로 함께 밤을 보낸다. 아침이 밝고 윌리엄은 대문을 열었다가 현관 앞에 가득한 기자들을 보고 매우 당황한다. 전날 저녁 주점에서 동거인 스파이크가 안나가 집에 머문다는 것을 떠들고 다닌 것이다. 안나는 윌리엄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오해해 떠나버린다.
또다시 시간이 흐르고 안나는 영화 촬영을 위해 다시 영국으로 오게 되었다. 윌리엄은 촬영장을 찾아가고 그녀를 기다린다. 그러나 우연히 안나가 동료에게 윌리엄과의 관계를 별거 아닌 듯 얘기하는 걸 듣고 만다. 윌리엄은 조용히 그곳을 떠나며 안나를 잊기로 마음먹는다. 얼마 후 안나는 다시 윌리엄을 찾아와 오해가 있다고 하며 마음을 고백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윌리엄은 거절한다.
그러나 왜인지 계속 마음이 무거웠던 윌리엄은 친구들에게 이 일에 관해 얘기했고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윌리엄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서 친구들과 안나를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안나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윌리엄은 기자인 척 안나에게 질문을 던지다가 용서를 구하며 자신과 함께 영국에 있어 달라고 부탁하며 고백한다. 기자회견장의 모든 카메라와 시선은 둘을 향하고 안나는 윌리엄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후 안나와 윌리엄은 결혼하고 윌리엄과 임신한 안나가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노팅힐'에 대한 관객과 사회의 평가, 느낀 점
노팅힐은 영화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당시 신데렐라 남자 버전이라고 불리며 화제를 일으켰다. 극장가에서도 흥행하여 영국 영화 중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영국 아카데미 최고 관객상을 받았고 그 외 코미디, 음악 등 다른 분야에서도 수상했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휴 그랜트는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그 외 영화, 배우 관련해 여러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되었다.
노팅힐은 스토리, 연출, 연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완벽에 가깝게 느껴졌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두 주인공의 관계에 집중되면서도 중간중간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들이 과하지 않게 웃음을 자아냈다. 평범한 일반인과 유명인의 사랑 스토리는 진부한 설정임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남자 주인공의 영국 발음과 촌스러운 듯 순수한 점들이 매력적이었고 여자 주인공은 사랑스러운 유명 여배우 그 자체였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상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의미 있는 캐릭터들이었다.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이별 후 윌리엄이 거리를 걸으며 계절이 변화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많은 언론인들 사이에서 윌리엄과 안나가 인터뷰인 척 둘만 아는 내용을 주고받을 때는 말 그대로 로맨틱하고 희열마저 느껴졌다. 많은 관객이 명장면으로 꼽을 만했다. 영화와 함께 시작되는 익숙한 'She'라는 노래도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듯 어울렸다.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을 받았듯 훗날 자식들과도 함께 보고 싶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