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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줄거리, 해석 및 평가, 느낀 점

by 오뜰로뜨 2025. 2. 13.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줄거리

열 살 치히로는 가족의 사정으로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그러던 중 치히로의 아버지가 길을 잘못 들었고 수상한 터널 앞에 차를 세우게 된다. 터널 너머에는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마을이 있었고 부모님은 홀린 듯 어느 노점에서 게걸스럽게 식사한다. 치히로가 부모님을 말려보지만 듣지 않자 혼자서 이곳저곳 살펴보던 중 하쿠라는 소년과 마주치고 그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라고 경고한다. 치히로가 서둘러 노점으로 가봤지만, 부모님은 이미 돼지로 변한 상태이다. 하지만 왔던 길은 모두 변해버렸고 점점 어두워지면서 이상한 존재들이 모습을 보여 치히로는 당황한다. 설상가상으로 몸이 사라질 것처럼 투명해지는데 또다시 하쿠가 나타나 이쪽 세계의 음식을 먹이고 치히로의 몸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이후 치히로는 하쿠의 도움을 받아 여관에 들어가 온천장 주인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그곳에서 일하며 부모님과 돌아갈 방법을 찾기로 한다.

유바바는 계약하면서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이름을 쓰라고 한다. 아침이 되어 모두가 잠든 시각, 하쿠가 다시 찾아와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고 치히로의 물건을 돌려주어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하쿠가 준 주먹밥을 먹으며 치히로는 서러움이 밀려와 눈물을 쏟았고 하쿠는 자신도 원래 이름을 잊어버렸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치히로가 본격적으로 첫 근무를 하게 된 밤 폭우가 쏟아지고 거대한 오물 신이 온천으로 왔는데 악취가 심해 주변의 모든 것이 썩어버린다. 손님들도 달아나고 유바바를 비롯한 모든 직원도 오물 신을 대접할 엄두가 안 나던 중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오물 신을 접대하라고 한다. 서툴지만 열심히 오물 신을 시중들던 치히로는 몸에 무엇인가 박혀있는 것을 알게 되고 유바바의 명령에 직원들이 동원되어 오물 신의 몸에 박힌 것을 빼낸다. 얼기설기 엮인 오물과 쓰레기들이 빠지고 강의 신이 정체를 드러내어 치히로에게 고맙다며 경단을 선물하고 떠난다.

치히로는 이 경단 반쪽을 자신의 도움으로 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집어삼키고 몸집을 키워 난동을 부리던 가오나시에게 먹인다. 가오나시는 삼킨 것들을 토해내고 더욱더 흥분하여 폭주했으나 결국 처음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하쿠는 유바바의 명령에 따라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치다가 공격당해 다친다. 쓰러져가는 하쿠를 발견한 치히로는 경단의 반을 하쿠에게 먹이고 하쿠는 제니바의 도장과 검은 벌레를 토해낸다. 벌레가 도망치려 하자 치히로가 밟아버리고 하쿠가 다치게 된 사정을 알게 된 치히로는 하쿠를 살리기 위해 제니바를 찾아가 용서를 빌기로 한다.

그 뒤 치히로는 제니바를 찾아가고 제니바는 치히로를 다정하게 대한다. 제니바는 치히로가 밟아 없앤 벌레가 유바바가 하쿠를 마음대로 부리기 위해 심어둔 것이라고 알려준다. 또한 하쿠와 가족을 구하는 것은 치히로가 직접 해결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더 쉬고 가라는 제니바의 말에도 하쿠와 가족이 걱정됐던 치히로는 마침 용의 모습을 하고 찾아온 하쿠를 따라 다시 여관으로 향한다. 그렇게 돌아가던 중 치히로는 하쿠가 강의 수호신이었으며 물에 빠졌던 어린 치히로를 구해줬다는 것을 기억해 낸다. 치히로는 하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고 둘은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

치히로가 돌아오자, 유바바는 수십마리의 돼지들을 보여주며 이 중 부모님을 찾아내면 돌려보내 주겠다고 하고 치히로는 그곳에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알아낸다. 유바바는 아쉬워하면서 치히로가 돌아가도록 허락한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부모님은 이미 건너가 있다고 알려주고 가는 동안 절대 뒤돌아보면 안 된다고 충고한다. 치히로는 마침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부모님을 만나게 되고 잠시 뒤를 돌아볼까 망설였지만, 하쿠의 충고를 떠올리며 앞만 보고 돌아간다.

 

&lt;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gt; 포스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한 평가와 해석, 느낀 점

이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고 25년가량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최초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부문에서 수상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단순히 한 소녀의 모험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시 일본의 사회에 대해 비유하고 풍자한 영화라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은 한때 엄청난 경기 호황을 이뤘으나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가 침체하고 말았다. 이 영화는 이러한 거품 경제, 풍족하게 살며 욕망을 드러내는 세대들, 무분별한 산업화의 부작용 등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인 면모를 비판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에 성공한 치히로를 보여주는 해피엔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것들이 이 영화가 더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개봉됐을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그 내면의 사회적 메시지를 읽지 못했음에도 참 재미있게 보고 감동하였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후 그 사회적 메시지를 알게 된 후에는 더욱더 감탄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비록 이 영화는 90년대 일본의 사회를 얘기하려는 것이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거품 경제, 탐욕 등은 여전히 언제든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렇기에 지금 보아도 손색없는 영화이다. 앞으로도 이 작품에 견줄 수 있을 만한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